요즘 흐릿한 숫자가 배경에 숨어 있는 테스트가 동영상 사이트나 SNS에 부쩍 많이 보입니다. ‘이게 잘 안 보이면 치매일지도 모릅니다’하면서 겁을 주는데요.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이거 신빙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하진 않지만, 이건 시력 검사의 일종인 명암 민감도 검사와 비슷합니다. 배경과 명암 차이가 크지 않은 흐린 글자를 구분하는 능력이죠. 실제로 한 연구에선 명암 민감도 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치매 발병률이 무려 31%나 높았습니다.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은 “망막 세포가 명암을 읽어서 감각 신경으로 이어주고, 거기서 기억 저장으로 이어진다”며 “그게 잘못되면 감각 신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단순히 눈이 나쁜 것도 치매 위험성을 높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시력이 0.5보다 낮아도 치매 위험이 올라갔으며, 0.2보다 낮으면 치매 위험을 크게 높였습니다. 하지만 안경이나 렌즈로 시력을 교정하면 치매 위험을 건강한 눈 수준으로 지킬 수 있었습니다.
안과 질환이 있어도 치매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황반 변성, 녹내장, 백내장 같은 질병은 치매 위험을 높입니다. 하지만 백내장 같은 질병이 있더라도 수술을 받으면 치매 위험이 낮아졌습니다.
따라서 시력을 지키려면 우선 매년 안과 검진을 성실히 받아야 합니다. 녹내장, 백내장, 항반 변성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대비하는 겁니다. 수술이 필요하다면 미루지 말고 빨리 받는 게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또 안경이나 렌즈가 불편하더라도 시야를 흐릿하게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0.5 이상의 교정 시력을 확보해야 치매를 쫓아낼 수 있습니다. 집 안의 조명이 어두워서 사물의 분간이 힘들다면 조금 밝게 하는 게 좋습니다.
정답은 – 105